1. 서론

습지는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로 물 순환 조절, 오염물질 여과, 홍수 조절 및 탄소 저장 등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Mitsch and Gosselink, 2000; Ramachandra et al., 2024). 습지의 높은 생물다양성은 생태계 균형 유지에 기여하며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를 제공하기 때문에 보전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Cowardin et al., 1979; Cylinder et al., 1994; Ghosh et al., 2024; Mitsch and Gosselink, 2000). 그러나 토지 개간, 오염, 서식지 단절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해 습지 생태계는 위협받고 있으며 생물 다양성의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Kundu et al., 2024).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습지 복원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서식처 복원과 멸종위기종 보전이라는 두 가지 주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하는 데 의의가 있다(Liu and Ma, 2024).

국립생태원의 묵논습지는 과거 교육 및 관찰 공간으로 조성되었으나 수생식물의 과도한 밀생으로 인해 개방 수면이 감소하면서 습지 본래의 기능이 상실되었다. 또한 주변 농경지와 도로에서 유입되는 비점오염물질로 인해 수질이 악화되었으며 방치된 공간 내 토양에서 건설 폐자재가 발견되는 등 환경 교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생태계의 건강성이 저하된 상태였다. 이를 해결하고 습지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2020년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 사업으로 방치된 묵논습지를 활용한 멸종위기종 보전 및 생태계 복원 사업을 추진하였으며 2021년 완료하였다. 본 복원 사업의 주요 목표는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를 조성하여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고 교육 및 연구 공간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시연(Euryale ferox)과 독미나리(Cicuta virosa)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을 위해 다양한 수심대와 연결 수류 시스템을 설계하였으며 침전습지와 정화습지를 포함한 수질 정화 시스템을 구축하여 비점오염물질 유입을 저감하였다. 또한 습지 경계부에는 완충림을 조성하여 외부 위협 요소를 줄이고 복원된 공간을 생태 교육 및 학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복원된 습지의 생태적 안정성과 기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Cao et al., 2024). 본 연구에서는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 사업으로 조성된 습지의 생물상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모니터링 자료는 복원 사업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고 향후 복원 전략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생태계 복원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유사한 복원 사업의 계획 및 실행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2. 조사 지역 및 방법

본 연구에서 사용된 자료는 2022년과 2023년 넥서스환경디자인연구원(Uiwang, South Korea)에서 수행한 조사 결과(NEXUS, 2023; 2024)이며 2024년 자료는 저자들이 직접 현장 조사를 통해 수집하였다. 현장 조사 시기는 2022년과 2023년은 5월과 9월, 2024년은 6월과 9월에 각각 1회씩 실시하였다.

2.1 조사 지역

본 연구의 조사 지역은 충청남도 서천군 마서면에 위치한 국립생태원 내 멸종위기수생식물원으로 약 7,000 m² (0.7 ha) 규모의 습지이다. 멸종위기 수생식물의 서식처 조성을 위해 다양한 수심 환경을 도입하였으며 침전습지 및 정화습지를 통해 비점오염물질의 유입을 저감하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외부 교란을 줄이기 위해 습지 경계를 따라 완충림이 조성되었다.

2.2 식물상 조사 방법

식물상 조사는 조사 구역 내를 도보로 이동하며 관찰된 모든 식물종을 기록하였으며 현장에서 종 판별이 어려울 경우 잎, 열매 등 개체를 채집하거나 사진 자료 확보를 통해 대한 식물도감(Lee, 2003a; 2003b), 벼과 사초과 생태도감(Cho et al., 2016)을 참고하여 동정하였다. 식물의 명명은 국가생물종목록(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23)에 준하였으며 국가생물종목록에 등록되지 않은 종은 국가표준식물목록(Korea Forest Service, 2022)을 따랐다.

2.3 동물상 조사 방법

동물상 조사는 포유류, 양서ㆍ파충류, 육상 곤충류, 어류 및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을 포함하여 종합적으로 수행되었다. 포유류는 주요 서식지 내 족적, 배설물, 흔적 등을 통해 출현 여부를 확인하였으며 주요 서식지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하여 관찰하였다. 양서ㆍ파충류는 육안 관찰과 소리 확인을 병행하여 동정하여 종을 기록하였다. 육상 곤충류 조사는 포충망을 사용하여 표본을 채집하고 현장 동정을 하였으며 일부 현장 동정이 불가능한 종은 문헌을 참고하여 동정하였다. 어류 조사는 통발을 사용하여 표본을 채집한 후 현장에서 동정 후 방사하였다.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은 정수역의 습지에서 뜰채를 사용하여 바닥을 긁으며 채집하였고 현장과 실험실에서 종을 동정하였다.

3. 조사 결과

3.1 식물상 조사 결과

본 조사에서 확인된 식물상은 총 72과 220종이었다(Table 1). 주요 과별로는 벼과(Poaceae)가 27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국화과(Asteraceae) 22종, 사초과(Cyperaceae)와 콩과(Fabaceae)가 각각 11종, 기타 과에서는 10종 이하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식물 종 수는 2022년 65과 160종, 2023년 67과 165종, 2024년 44과 114종으로 확인되었으며 2024년의 경우 상대적으로 종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Fig. 1).

멸종위기 야생식물은 II급으로 지정된 5종이 발견되었다. 미나리과(Apiaceae)의 독미나리(Cicuta virosa , Fig. 2A), 바늘꽃과(Onagraceae)의 큰바늘꽃(Epilobium hirsutum ), 석죽과(Caryophyllaceae)의 가는동자꽃(Lychnis kiusiana ), 제비동자꽃(Lychnis wilfordii ), 수련과(Nymphaeaceae)의 가시연(Euryale ferox , Fig. 2B)이 이에 해당한다. 독미나리, 큰바늘꽃, 가시연은 3년간 모두 관찰되었으며 제비동자꽃은 2022년과 2023년 조사에서 확인되었으나 2024년 조사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2023년 가을에 추가로 식재한 가는동자 꽃은 2024년 조사에서 확인되었다(Table 2).

생태계교란 식물은 가지과(Solanaceae)의 도깨비가지(Solanum carolinense ), 국화과의 서양금혼초(Hypochaeris radicata ), 삼과(Cannabaceae)의 환삼덩굴(Humulus japonicus , Fig. 3A) 등 총 3종이 발견되었다. 도깨비가지와 환삼덩굴은 3년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서양금혼초는 2022년에만 관찰되고 이후에는 확인되지 않았다(Table 3).

3.2 동물상 조사 결과

동물상 조사 결과 75과 141종이 확인되었다(Table 1). 연도별로 동물 종 수는 2022년 48과 82종, 2023년 51과 83종, 2024년 59과 84종으로 확인되었으며 꾸준히 발견되는 종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Fig. 1).

포유류 조사 결과 3과 3종이 확인되었다. 출현 종은 사슴과(Cervidae)의 고라니(Hydropotes inermis ), 두더지과(Talpidae)의 두더지(Mogera robusta )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고양이과(Felidae)의 삵(Prionailurus bengalensis , Fig. 2C)이 3년간 발견되었다(Table 2).

양서ㆍ파충류 조사 결과 4과 5종이 확인되었다. 연도별로 확인된 양서ㆍ파충류는 2022년과 2023년에는 3과 4종이 확인되었으나 2024년 2과 3종으로 감소하였다. 주요 종으로는 개구리과(Ranidae)의 참개구리(Pelophylax nigromaculatus ),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된 황소개구리(Lithobates catesbeianus , Fig. 3B), 청개구리과(Hylidae)의 청개구리(Dryophytes japonica )가 3년동안 출현하였다(Table 3). 두꺼비과(Bufonidae)의 두꺼비(Bufo gargarizans)는 2022년, 뱀과(Colubridae)의 무자치(Oocatochus rufodorsatus )는 2023년에만 발견되었다.

육상 곤충류 조사 결과 44과 93종이 확인되었다. 가장 많은 종이 확인된 과는 꽃등에과(Syrphidae)로 9종이었으며 잠자리과(Libellulidae) 8종, 실잠자리과(Coenagrionidae) 6종, 부전나비과(Lycaenidae) 5종이 뒤를 이었고 기타 과에서는 4종 이하로 나타났다. 연도별 확인 결과 2022년 26과 50종, 2023년 27과 49종, 2024년 33과 51종으로 확인되었다.

어류 조사 결과 4과 6종이 확인되었다. 잉어과(Cyprinidae)가 3종으로 가장 많았으며 동사리과(Odontobutidae), 망둑어과(Gobiidae) 미꾸리과(Cobitidae)가 각각 1종 확인되었다. 주요 종으로는 잉어과의 붕어(Carassius auratus), 동사리과의 좀구굴치(Micropercops swinhonis)가 3년 내내 출현하였다. 잉어과의 참붕어(Pseudorasbora parva), 눈불개(Squaliobarbus curriculus), 망둑어과의 밀어(Rhinogobius brunneus )는 2023년과 2024년에 출현하였으며 미꾸리과의 미꾸라지(Misgurnus mizolepis)가 2022년과 2024년에 발견되었다.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조사 결과 23과 40종이 확인되었다. 잠자리과가 6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물땡땡이과(Hydrophilidae) 4종, 장구애비과(Nepidae) 3종, 기타 과에서는 2종 이하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확인된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은 2022년 15과 25종, 2023년 17과 24종, 2024년 20과 24종이었다.

4. 결론 및 토의

본 연구에서는 여러 요인에 의해 생태계 건강성이 낮아진 묵논습지의 복원 이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에 걸쳐 습지 생물상을 모니터링하여 생물다양성 현황을 분석하였다. 조사 결과 식물상 220종, 동물상 141종 등 다양한 생물이 확인되었으며 멸종위기종인 가는동자꽃, 제비동자꽃, 독미나리, 가시연 등이 포함되었다. 관람객의 관심과 볼거리 증대를 위해 2023년 가을에 식재한 가는동자꽃은 2024년 조사에서 2회 모두 발견되었다. 조사 지역은 국립생태원 내 전시 구역으로 도입종 이외의 식물은 제초 작업으로 인해 출현하는 식물의 종 수는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습지 복원 목표종인 독미나리와 가시연과 등은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반면 제비동자꽃은 이식한 다음 해 월동 이후부터 개체수가 현저하게 감소하였음이 확인되어 모두 온실로 이동되었다. 이는 본 연구의 조사지가 제비동자꽃의 생육 적지가 아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제비동자꽃은 강원도 이북의 높은 산 습지에 분포하며 주로 고위도 이탄지에 분포하는 특징이 있다(Tamura et al., 2016). 반면 본 연구의 복원지는 상대적으로 저위도 및 저고도의 습지 환경을 가지고 있어 제비동자꽃의 서식지 조건과 일치하지 않았다. 서양금혼초와 환삼덩굴 등 생태계교란 식물 제거를 위해 5회 이상의 제초 작업을 실시하였으며 2024년 서양금혼초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환삼덩굴과 도깨비가지는 제초 작업 이후에도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복원한 멸종위기 야생식물의 생육과 정착에 영향을 주어 복원의 성패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포유류는 고라니, 두더지, 삵 등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복원된 습지가 일부 포유류의 서식처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양서ㆍ파충류는 참개구리, 청개구리, 두꺼비 등이 확인되었으며 조사 기간 동안 종 조성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육상 곤충류는 잠자리과, 꽃등에과, 부전나비과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종이 출현하였으며 복원된 습지가 곤충 서식처로 기능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습지의 용수 공급은 주변 마을의 농업 용수와 우수 그리고 인근 용화실못에서 펌프를 이용하여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과 어류의 군집은 주변의 논과 용화실못에 서식하는 생물상과 유사할 가능성이 높으며 왕우렁이 역시 주변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본 조사지에서 왕우렁이는 월동이 가능한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섭식 활동으로 인해 수생식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Lee et al., 2002).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과 어류의 군집 구조 변화는 연도별 환경 조건과 비점오염물질 유입 등 외부 요인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며 이를 고려한 수질 개선 및 서식 환경 조치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들과 비교하여 향후 습지 복원 및 보전 정책 수립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생태 교육 및 연구 공간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Notes

Acknowledgement

The authors thank the researchers of the Restored Wetland Habitat for Endangered Species Conservation.

Conflict of Interest

On behalf of all authors, the corresponding author states that there is no conflict of interest

Funding Information

This work funded by the Ministry of Environment (ME) of the Republic of Korea (NIE-A-2025-09, NIE-A-2025-12).

Data Availability Statement

The data that support the findings of this study are openly available in EcoBank at http://doi.or.kr/10.22756/GEO.20250000000920.

Fig. 1.

Yearly changes in floral and fauna species observed from 2022 to 2024.

Fig. 2.

Photographs of endangered species. (A) Cicuta virosa , (B) Euryale ferox , and (C) Prionailurus bengalensis (excrement).

Fig. 3.

Photographs of ecosystem-disturbing species. (A) Humulus japonicus and (B) Lithobates catesbeia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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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x

Figure & Data

References

Cit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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